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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잃어버릴 걱정 이젠 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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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4-09-14 10:16 조회3,3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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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름표’운동에 참여한 의료진이 12일 오후 한 정신지체아의 발목에 이름.연락처 등을 새겨넣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아이가 언제 밖으로 나갈지 몰라 한여름에도 온 집안문을 꼭꼭 잠그고 살았어요. 이제 조금은 안심할 수 있을지…." "식별 팔찌.목걸이를 툭하면 떼어내는 바람에 낚시줄로 겨우 연결시켜 놓았죠. 보기에도 흉하지만 언제 또 끊어놓을지 불안했어요." 지난 12일 오후 '제1회 사랑의 이름표' 행사가 열린 서울 역삼동의 미소로의원. 대기실에서 보호자들이 모니터 스크린으로 자녀의 시술 장면을 걱정스레 지켜보며 이렇게 말했다. 정신지체나 발달장애인 아이를 둔 이들은 아이 발목에 검은 글씨로 또박또박 새겨지는 이름.연락처 등을 보며 신기해했다. '사랑의 이름표' 캠페인은 최근 눈썹.입술 라인 등의 미용성형술로 각광받고 있는 반영구 화장을 이용, 장애아 등 길을 잃기 쉬운 아이의 몸에 이름.연락처를 새겨주는 미아방지운동. 피부 1~2㎜ 깊이에 잉크가 스며드는 일반 문신과 달리 반영구화장은 천연색소를 0.08~0.15㎜ 깊이에 주입하기 때문에 3~5년 지나면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대한임상반영구화장협회가 지난달 21일 미아예방협회.장애인부모회와 결연, 한 아이에게 시범 시술한 것이 좋은 반응을 얻자 정기 행사를 만든 것이다. 협회의 최은봉 회장은 "앞으로 격월 첫째주 일요일마다 행사를 할 계획"이라며 "지방의 관련 기관에 찾아가 시술해 주는 방법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마취제.천연색소.1회용 바늘 등 원가만 50여만원에 달하는 비용은 모두 협회가 부담하고 산부인과.재활의학과.가정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협회 회원들이 자원봉사로 나서고 있다. '인술'의 바늘은 이날 다섯명의 아이에게 고운 사랑의 이름표를 새겨줬다. 발달장애에 자폐증이 있는 정민(가명.초등3)이의 어머니 배모(서울 북가좌동)씨는 "학교에서 선생님과 상담하는 사이에 애가 없어져 남편이 차로 골목골목 누비며 찾아낸 적도 있다"면서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는데 이런 방법이 있다는 말에 귀가 번쩍 뜨여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름표의 위치는 한 아버지의 제안에 따라 다섯명 모두 왼쪽 발목 부위로 통일했다. '누구든 길잃은 아이의 발목 부위만 확인해 보면 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정신지체인 딸(23)을 데려온 어머니 최모씨는 의사가 이름을 새긴 뒤 빨간 꽃무늬가 곁들여진 일회용 띠모양 스티커를 '화장' 주변에 둘러주자 "예쁜 발찌를 한 것 같다"며 기뻐했다. "원래 10명쯤 신청했어요. 그런데 일종의 문신으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와 전신마취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마지막에 포기하는 분이 많았죠. " 협회의 미아방지팀장인 전영순(지안메디포츠 원장) 부회장은 "관련 단체들조차 아직 이 운동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사랑의 이름표' 신청은 협회 홈페이지(www.kcspma.or.kr)나 사무실(02-554-8361)을 통해 할 수 있다. <출처: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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