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정신질환 이유로 일률적 내시경 검사 제한은 차별”

• 이슬기 기자 
• 입력 2025.08.21 12:01 
• 수정 2025.08.22 09:54
  

【에이블뉴스 이슬기 기자】국가인권위원회가 수검자의 건강 상태를 개별적이고 구체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정신질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시경 검사를 거부한 행위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 해당 기관에 시정조치를 권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진정인은 피해자의 자녀로, 피해자의 위·대장 내시경 검사를 포함한 건강검진을 예약했다. 이 과정에서 진정인은 피해자가 조현병 치료약을 복용 중임을 구두로 전달했고, 피진정기관이 이를 근거로 별도의 면담 없이 위·대장 내시경 검사를 일방적으로 취소하자 병력을 이유로 한 부당한 차별이라고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피진정기관은 진정인에게 ‘응급의료시설이 없는 피진정기관의 특성상 과거 병력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위·대장 내시경 검사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하고, 응급의료시설을 갖춘 의료기관을 이용할 것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또한 정신질환자는 내시경 고위험군인 ‘상대적 금기’에 해당되며, 피진정기관에 응급의료시설이 없어 수검자의 병력에 따라 검사가 제한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의료기관이 내시경 검사에 수반되는 위험성을 고려해 특정 환자에게 검사를 제한할 수 있는 기준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위·대장 내시경과 같은 건강검진은 국민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공공재적 성격을 지닌 의료서비스에 해당하므로, 그 제한은 반드시 객관적이고 개별적인 의학적 판단 절차에 근거해야 한다고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진정기관이 피해자의 정신질환의 중증도, 일상생활 수행 능력, 복용 중인 약물 및 복용 기간, 과거 내시경 검사 이력 등 관련 의학적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거나 검토하지 않았고, ‘상대적 금기’는 일정한 위험이 수반될 수 있어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환자의 개별적인 건강 상태와 검사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행 여부를 결정하라는 취지라는 점에서 차별이라고 봤다.

아울러 정신질환자에게 내시경 검사가 일정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의료기관은 그러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환자에게 가능한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피진정기관에 유사한 사례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소속 의료인 및 직원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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